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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철학으로 신학하고 신학으로 철학해 온 송기득 교수 별세

기사승인 2019.09.10  10:3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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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적 예수 연구 독보적 성과…유산은 신학생 장학금으로

문자주의와 교조주의에 사로잡힌 한국교회와 한국신학을 일깨우는데 일생을 바쳤던 송기득 교수가 향년 88세로 지난 3일 밤 8시14분에 별세했다. 송 교수는 순천에서 터를 잡은 후 꾸준히 계간지 <신학비평>출간하는 등 노익장을 과시했지만, 세월의 무게 앞에서는 그도 어쩔 수 없이 스러지고 말았다.
송 교수는 이미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고 제자들과 함께 장례식을 대신한 ‘인생송별회’를 4차례에 가지는 등 스스로 죽음을 준비해 왔다. 그는 제자들에게 절대 장례부고는 내지 말 것을 당부했으며, 유산으로 남긴 3천만원은 신학생들을 위해 써 달라며 장학금으로 내놓았다.
송교수의 인생 여정은 한국 현대사의 아픔과 맥을 같이할 정도로 파란만장하다. 그는 연세대 철학과 재학시절 폐결핵에 걸려 광주 동광원에서 다석 류영모 선생에게 배움을 시작, 30대 때 당시 자신을 치료했던 여의사 여성숙 선생이 폐결핵환자 치료를 위해 목포에 설립한 한산촌에 투신해 10여년간 폐결핵환자들과 살면서 인문철학모임을 이끌며 젊음을 바쳤다.
전남 고흥의 작은 어촌에서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에 태어나 배고픔을 견디며 독학을 했던 송교수는 연세대 철학과에 입학, 모교 철학과 전임강사로 임명되기도 했으나 5·16구테타로 징집돼 전임강사직을 잃으면서부터 가시밭길 인생을 걸었다. 특히 아내 정순애씨에 대한 그의 사랑은 세기의 어떤 사랑보다 순애보적이다. 송교수는 이미 대학생 때 13살 연상인 아내를 만나 63년을 뜨겁게 사랑하며 해로했다. 그는 아내가 2016년 96살로 별세하자 매일 아내에게 보내는 900여통의 편지를 쓴 책을 출판할 정도로 아내를 사랑했다. 그동안 그가 추구해 온 신학은 소위 정통교회에서 말하는 교리적이고 화석화된 예수가 아닌, 이웃과 함께 슬퍼하고 애통하는 역사적인 예수를 추구해 왔다.
고인은 평소 “예수의 하느님나라 운동은 로마의 지배세력과 결탁한 이스라엘 성직자들이 백성을 착취하는 것에서 해방돼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실현하기 위한 인간 회복 운동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예수는 모든 인간이 하느님의 아들이기 때문에 누구도 인간 위에 군림할 수 없는 평등세상을 만들어가다가 십자가에 달려 처형됐다”며 “하느님의 나라는 바로 평등한 인간화가 실현되는 되는 세계” 라고 주장했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저작권자 © 광양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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