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처럼 먹는 것에 대해 다양한 표현을 하는 민족도 드물 것이다. 툭 하면 먹는 타령이다. 그래서 욕도 먹었다하고 상대방과 경기를 하다가 실책하면 골을 먹었다고 한다.
심지어 누군가 몹시 미울 때는 씹어 먹고 싶다는 으스스한 표현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런 비유를 들자면 끝도 없을 것이다. 아마 오랜 세월동안 굶주렸던 것에 대한 정신적인 트라우마 때문에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 보다는 먹는 것을 서로 나눔으로써 공동체 결속을 더욱 견고히 하고자 했던 것을 알 수 있다.
회사를 의미하는 컴퍼니(company) 역시 어원을 분석해 보면 함께 음식을 먹는 사람들이 모인 장소임을 알 수 있다. 컴(com)은 함께 라는 뜻이며 퍼니(pany)는 빵이라는 뜻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니 회사(會社)라는 한자 역시 서로 모여 조상에게 제사를 지낸 후 음식을 함께 먹는 다는 뜻에 다름 아니다.
食以爲天(식이위천)이라는 사자성어만 해도 그렇다. “백성들은 먹는 것으로 하늘을 삼는다”는 뜻인데, 정말 절절한 표현이 아닐 수 없다. 이 세상에 먹는 것처럼 중요한 것도 없을 것이다. 지금 우리가 열심히 일을 하는 것도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이니 말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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