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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콩트-1 추억의 그늘

기사승인 2020.05.27  09:4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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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란히 누워 꽤 오랜 시간 키스를 하다가 그녀를 위로..."

국어사전에 등재된 엄연한 우리말임에도 계급시대의 서열처럼 타고난 팔자대로 품격과 우열의 수준이 존재하는 단어들이 있다.

같은 맥락과 상황을 표현하는 명사임에도 어떤 것들은 입에 담는 순간 살짝 민망한 19금의 냄새가 나기도 하지만, 어떤 것들은 교양과 품격의 냄새를 풍길 수도 있다는 말이다.

 

섹스와 포르노는 외설

성애와 육체관계는 문학과 예술

성교는 학술 및 인문 용어.

 

그렇다면 속됨과 품격의 차이는 무엇이고 야설과 인문적 소양에 기반을 둔 문학의 차이는 무엇일까?

어린 시절, 내가 무언가를 요구하며 떼를 쓰는 미욱한 행동을 할 때

어른들이 나를 겁주어 가당치도 않은 요구를 일거에 단념시키려

흔히 썼던 말들을 몇 개 기억해본다.

 

조부모들은 

'순사' 가 잡아간다는 협박으로 미욱한 손주의 생떼를 잠재웠고

부모님들은 호랑이, 도깨비, 귀신 등을 언급하여 철부지 꼬맹이의 칭얼거림 속에 숨겨진 의도를 단숨에 제압해버렸다. 

실체도 없는 이런 유형의 단어들이 반복되며 

어린것에게 유발하는 두려움은 공포로까지 이어지는 대단한 것이어서 

구멍가게 사탕 한 개를 두고 부모님과 벌이던 밀당은 망태 할아버지 얘기가 나올 때쯤이면 승부가 애 저녁에 끝이 나버렸다.

 

또 하나, 어린것에게 무형의 공포와 경고 또는 경계를 유발의 의도로 쓰이던 실체 없는 단어로 '어비' 가 있었다.

'에비'라고도 발음되는 '어비'는 위의 단어들을 함축하는 의미로, 

지금도 누군가에게 장난삼아 무언가를 경고할 때, 겁줄 때, 놀릴 때 우리가 흔히 쓰는 말이기도 하다.

 

각설하고 

이제는 나이라는 주름이 켜켜이 쌓여가면서 '어비' 가 또 바뀌어 가는 듯하다.

 

유년 시절의 '어비' 는 실체 없는 심리적 공포였지만, 나이를 먹으니 이제 그 어비는 체면과 꼴값에 관련된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이 글을 끄적이면서도 깜도 안되는 백수가 나잇값도 못하는 짓거리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에 살짝 부끄러움과 두려움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가상의 공간에서는 바보도 전사가 되는 시대이다 보니 이제 여기서는 백수도 익명의 그늘에 숨어 용기를 내어 보리라.

지금부터는 백수 관종의 만용 같은 찌질함으로 떡칠 된 썰이 시작됩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라는 명제를 기억하는 분이라면 어디에서 본 듯한 느낌일 수도 있는 그저 그런 썰이매 이 글에서 참신성을 찾으려 하신다거나 노골적 성애의 묘사에 혐오 있으신 분들은 제발 여기서 멈추어 주시기를...

 

19금 성인 콩트 : 추억의 그늘

 

어제 오후, 동네 공원 산책 중에,

스쳐 지나는 여인의 인상이 낯설지 않았다. 분명 어릴 적 옆집에 살던 누나다.

어찌나 반갑던지 길가 벤치에 앉아 옛 얘기를 하느라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중학교 시절 뒤란에서 목욕하던 그녀를 가끔 훔쳐보았는데 매끄러운 피부와 건강한 나신의 굴곡은 숨 막힐 정도로 아름다웠던 기억도 되살아났다.

고백하건대 나에게도 끓어오르는 정욕을 주체못하던 때가 당연히 존재했으니 욕구 해결을 위한 섹슈얼리티가 필요할 때면 나는 응당 그녀의 목욕 장면을 상상했다.

그녀의 풍만했던 나신과 쪼그리고 앉아 물을 끼얹을 때 거뭇한 계곡과 대비되어 선명히 보이던 핑크빛 음부 외에 다른 것은 필요하지 않았기에. 

남편을 몇 년 전 사고로 잃고 나서 이 동네로 이사를 왔다고 한다.

같은 동네에 지척으로 살면서 지금에야 만났다는 둥, 애들은 다 커서 미국에 산다는 등의 얘기를 하다가 지금도 남편이 그립다며 눈물을 찔끔거리는 장면에서 나는 술이나 한잔하자며 수작을 걸었다.

자리를 옮겨 시작된 수다는 계속 이어졌고 술이 얼큰해지니 어느새 그녀의 주름이 펴지기 시작하더니 그녀는 아름다웠던 십 대의 팽팽했던 시절 얼굴로 돌아가 있었다.

그녀가 나의 어린 시절 찌질했던 모습을 회상하며 박장대소 깔깔거릴 때마다 고개를 주억거리며 동의의 의미로 같이 웃어주었지만, 속으로는 그녀의 음부는 아직도 분홍색일까 하는 속물스럽고 나잇값 못하는 유치한 상상을 했다.어린 시절의 얘기를 반복하며 나를 놀리는 것에 재미를 붙인 듯 그녀는 계속 유쾌하게 깔깔거렸다.

아! 술이 원수다.

잠깐 정적이 생긴 틈을 타 나는 뜬금없이 그녀에게 키스해도 좋겠냐 물었고 그녀는 지그시 눈을 감았다.

서로 존재를 몰랐을 뿐 같은 동네에 오래 살았으니 둘이 잠깐 시간을 보낼만한 장소 선택하는데 고민할 필요는 없었다.

가까운 모텔에 찾아든 우리 둘은 욕조에 마주 앉아 애들처럼 장난을 치며 전희삼아 꽤 오랜 샤워를 했다. 그녀를 안고 침대에 오를 즈음에는 술이 조금씩 깨면서 그녀의 얼굴 주름이 다시 늘어나기 시작했는데 들어올 때 편의점에서 사 온 소주와 맥주를 섞어 두세 잔 마시니 그녀는 다시 십 대로 돌아갔다.

나란히 누워 꽤 오랜 시간 키스를 하다가 그녀를 위로 올려 가슴을 조물락거렸다.

그녀의 몸은 아직 탄력이 넘쳤고 물오른 숭어처럼 몸을 꼬아대며 내 배 위에서 파닥였다. 그녀가 몸을 뒤틀며 내 배에 대고 요분질을 할 때마다 까칠한 느낌과 함께 미끈한 액이 흘러내렸다.

나는 그녀의 허리를 천천히 내 얼굴로 잡아끌었고 그녀는 몸을 들어 그녀의 그곳을 내 얼굴에 밀착시키더니 비벼대기 시작했다. 내 혀가 그녀 깊숙이 유영을 시작하자 그녀는 요동을 치며 소리를 질러댄다. 

그녀는 교대에 진학하며 고향을 떠나 유학을 갔고 나는 그녀와 다른 도시의 고등학교로 진학하며 이후로는 어찌 된 일인지 방학 때마저도 얼굴을 보지 못했다.

종종 들리는 소식으로 교편을 잡았고 의사와 결혼을 했다는 등의 얘기를 어머니로부터 전해 듣는 것이 전부였을 뿐이다. 그녀는 내 호흡이 불가능할 정도로 압박하며 비벼대더니 다리는 더욱 활짝 벌어지고 허리는 뒤로 활처럼 휘어지면서 비명을 지른다.

대학에 진학한 후에도 그녀의 소식이 가끔 궁금하기는 했다. 그리고 한참 시간이 흘러 그녀의 근황을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미국 유학을 다녀와 지방 사립대학의 영문과 교수가 되어 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그녀가 근무하는 대학의 과 사무실로 전화를 한 적이 있는데 마침 강의 중이어서 연락처를 남겨 놓은 적도 있었지만, 연락은 오지 않았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 지금까지 온 거다.

한차례 격정이 지나가고 호흡을 가다듬은 후 티슈를 몇 장 뽑아주었더니 누운 채 다리를 벌려 닦아낸다. 닦아내고 들여다보고, 또 닦아내고 들여다보고 티슈 뭉치를 뭘 확인하려는 듯 연신 들여다본다.

그러다 나와 눈이 마주치니 멋적게 웃으며 한마디 한다.

"오랜만에 좋기는 한데 좀 아프더라 얘. 

혹 상처가 나서 출혈이 있나 보는 건데 다행이야 ㅋ"

"누나 남편과 정이 좋았나 봐?

아까 여보를 찾던대?"

"나도 모르게 그랬나봐, 신혼 때는 몰랐는데 애 낳고 나니 그 느낌을 알겠더라고...

느낌 올 때 그러고는 했는데 그게 습관이 돼서 그런가 보지 뭐 ㅋ"

"넌 왜 그만뒀니? 

"누나가 내 소식을 어떻게 알아?"

"가끔 너 궁금하더라 그래서 고향 친구들 만날 때 물어봤지"

"누나가 왜 나를 궁금해했을까? 그럴 이유가 별로 없었을 텐데.

맨날 바보짓 한다고 놀리기만 했잖아"

 

"너 기억 안 나?

나 목욕할 때마다 훔쳐본 거. 

나 다 알고 있었다. ㅋ"

진짜???

그런데 왜 알면서 가만히 있었어???

아무 생각 없이 목욕하다 네 눈길을 느끼고는 소리를 지를 뻔했지.

그런데 그 순간에 소리를 지르면 담벼락에 간신히 매달려 있는 네가 떨어져 다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는 몰라. 

 

소리 지르면 나도 또한 창피할 것 같았구.

그게 몆 번 반복되니 목욕할 때마다 언젠가부터 너를 기다리게 되더라.

일부러 자세도 더 야하게 해보고. 

남편하고 관계할 때도 네가 훔쳐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더 흥분되던데?

내가 그 이후 너를 놀리느라 몰래 다가가 뒤에서 '에비' 하고 소리치면 너 깜짝 놀래며 바들바들 떠는 모습이 얼마나 귀여웠는지 아니?

 

학교 그만두고 남편 따라 미국가서 공부하면서도 가끔 네 생각 나더라ㅋ

나중에는 직장까지 그만두었다는 소리까지는 들었는데 왜 그만둔 거니?

나는 더 대답하지 않고 그녀의 입을 내 입으로 막아버렸다.

 

격렬히 내 혀를 그녀의 입으로 밀어 넣으며 손은 그녀의 부드러운 음모를 쓰다듬다가 이번에는 내가 위로 올라가 그녀의 얼굴에 내 하체를 들이밀었고,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오럴을 하기 시작했다.

그때 누군가로부터 걸려온 전화 때문에 내 스마트폰 벨이 진동과 함께 연신 울려대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신경도 쓰지 않고 그녀의 몸을 거세게 몰아대며 격하게 허리운동을 시작했고 두 몸이 부딪히는 소리는 전화벨 진동 소리와 함께 철썩철썩 방안에 울려 퍼졌다.

 

에필로그

빙빙 어지러이 나는 다시 옛날 고향의 여름으로 돌아갔다. 

십 대 후반, 한 참 무르익어 농익어 가는 단발머리 여자아이가 나무 아래 벤치 뒤로 몰래 다가서더니 책을 읽고 있는 까까머리 중학생을 '에비'하고 놀래킨다.

깜짝 놀라 아이가 얼굴을 돌이키자

여자애는 남자애에게 격렬히 입맞춤을 시작하며 옹알이하듯 신음소리를 낸다.

그날 밤 

나는 담벼락에 다시 매달렸고 

그녀는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옷을 훌렁훌렁 함부로 벗어 옷을 벗어젖히더니 나를 향해 다리를 벌리고 앉아 몸에 물을 끼얹기 시작했다. 

 

ㅡ기억은 언젠가 소환될 계기를 기다리며

머릿 속 창고에서 애타게 잠을 잔다ㅡ

 

 

 

광양경제신문 webmaster@genews.co.kr

<저작권자 © 광양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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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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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엉이 2020-05-31 14:43:28

    청초하게 심금을 울리는 육체의
    무수한 언어들~
    몸도 마음도 취하게하는
    세레나데
    글감 최고임다.
    작가님 기대돼요^삭제

    • 해바라기 2020-05-30 12:42:52

      소피아로렌의 해바라기의 한 장면처럼
      강렬한 장면이 연상됩니다.
      다음 글이 기다려집니다.삭제

      • 유석연 2020-05-28 01:34:15

        어비라는 단어에서 추억소환을 끄집어 낸 작가님의 글을 읽으면서 온몸에 전율이 스쳐갔습니다.
        조바심 나는 멋진 글입니다. 다음편은 언제쯤에?삭제

        • 라푼젤 2020-05-28 00:29:39

          살아있는 언어란 이런 글을 말하는가 봅니다.
          마치 내가 함께 있는 듯 생생한 표현력이 돋보입니다.
          박작가님의 다음 글을 기대하겠습니다.삭제

          • 피더팬 2020-05-28 00:18:14

            저도 같은 아파트에 살던 누나를 좋아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등교길에 마주치기라도 하면하루종일 신이나고 기분이 좋았었는데 그 누나 잘 살고 있겠지요?삭제

            9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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