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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콩트- 3 밧세바 신드롬과 그녀의 머리카락

기사승인 2020.06.08  10:4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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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리를 수건으로 비비면서 욕실 문을 열고 나오는 데...

밧세바 신드롬
정치가들이나 성공한 리더들이 성 추문에 휘말려 모든 것을 잃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예는 굳이 예를 들지 않더라도 허다하다.

권력과 명예를 얻고 가용할 수 있는 물질마저 풍요로워졌다는 것은 자신의 유전자를 다량으로 후대에 전할 기회 가능성 또한 높아졌다는 걸 의미하는데,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 권력자는 자신이 모든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는 과도한 자만 때문에 결국은 파멸의 길을 걷게 된다고 한다.

절대 권력 시대의 왕들은
권력의 영속성을 보장받기 위한 장치로서 끊임없이 다수의 여인과 방사에 임하는 정치적 생식을 했다. 일부일처라는 윤리가 사회적 계약으로 확립되고 도덕으로까지 승화된 작금의 상황에서 혼외성교는 지탄받아 마땅한 금기의 도덕률이 된 지 오래다.
그러나 인간의 생식 본능은 칼을 핥는 늑대처럼 자신을 서서히 죽이는 마약과도 같은 역할을 하기도 한다.

다윗은 골리앗을 돌팔매질로 쓰러뜨린 후 이스라엘의 왕이 되며
밧세바 또한 성경에 등장하는 인물로 다윗의 불륜 상대이다.
다윗은 우연히 자신의 휘하 장군 '우리야'의 아내 '밧세바'가 목욕하는 장면을 훔쳐보고 나서 그녀를 범하고 임신시키는데 이후 이야기는 뻔한 통속 에로물이다.

이로 인해 '밧세바 증후군' 이란 심리학 용어가 생겼는데 이는 성공한 리더들의 윤리적 실패, 즉 그들의 부적절한 성 추문이 대중에게 폭로되어 모든 것을 잃고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릴 때 인용되는 심리학 용어이다.

이후 화가들은 다윗이 훔쳐보던 밧세바의 목욕 장면에 뭔 영감이 생겼는지 '밧세바의 목욕' 이란 타이틀을 붙여 경쟁하듯 그려냈는데, 그 수가 꽤 많은 편이다.

사랑의 공식
사람이 사랑에 빠지게 되면 두뇌에서 아래와 같이 대략 네 가지 정도의 물질이 분비된다고 한다.

도파민, 세로토닌, 옥시토신, 엔돌핀은
모두 행복과 오르가슴 등등을 담당하는 뇌 화합물인데,

생물학자들은 사랑을 위 물질들이 두뇌에서 분비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메커니즘으로 규명하며 물질 분비가 두뇌에서 마르면 사랑도 끝이 난다고 한다.

따라서 사랑에도 유효 기간이 있다고 주장하는데 이성 간의 사랑일 경우 그 지속 기간이 대략 3년 900일 정도란다.

정지용은 시 '향수'에서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가’라는 표현으로 처를 묘사하는데,
시인이 아내를 대하는 감정이 열정에 따른 사랑은 절대 아님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혹 생물학자들의 주장대로 900일이 지난 후여서일까?

반면에 인문주의자들이 해석하는 사랑의 종류는 다음과 같다.

열정적(passionate),
유희적(game-playing),
우정(friendship),
논리적(logical),
소유적(possessive),
헌신적(selfless)


완벽한 타인
몇 년 전, 영화 '완벽한 타인' 이 개봉 된 적 있다.
혹시 보셨는지 모르지만, 영화의 수준과 완성도 문제는 차치하고
이 작품은 부부 문제에 대한 현 세태를 잘 꼬집고 있다고 본다.

과연 부부간의 윤리적, 정신적 정조는 어디까지가 허용범위일까?
여러분은 지금도 배우자에게 열정적인 사랑을 느끼며 당당히 스마트폰을 공개할 수 있는가?

현재의 당신 사랑은 무엇일까?
열정적 사랑?
번식 본능 없는 동반자적 관계?

동물인 인간이 사고하며 이성의 끈을 놓치지 않으려 기도하는 게 인문학적 도덕이요 윤리이지만 개중에는 다윗과 밧세바가 되는 사람도 있어 역사는 다채로워진다.

역시 인간사는 내로남불.

그녀의 머리카락

몇 년 전, 나는 직장 발령 관계로 지방의 소도시에서 원룸을 임대하여 생활한 적이 있었다.

필로티 구조의 삼 층 건물에서 나는 일 층을 쓰고 있었고,
위층 거주자 중에는 업소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아가씨들도 몇 명 있었는데
동틀 무렵 그녀들이 일을 끝내고 귀가하며 하이힐을 또각거리며 계단을 오르는 소리가 너무도 선명히 들려 매일 새벽잠을 설치기 일쑤였다.

가끔은 남자들이 그녀들을 찾아와 문을 세차게 두드리며 열어달라 고함을 치는 통에 신경이 쓰였던 나는 문단속에 더욱 신경을 썼고
잠자기 전 문단속을 두세 번 확인하고서야 잠이 들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이상한 소리에 불현듯 잠을 깬다.
분명 욕실에서 누군가 샤워를 하고 있다.

머리가 쭈뼛 선 나는 일어나지도 못하고 이 시간에 내 방에 들어와 샤워까지 하는 침입자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다.

나는 이불에서 눈만 내민 채 욕실 문을 예의 주시한다.

물소리에 섞여 들려오는 콧노래 소리로 판단컨대 새벽의 불청객은 분명 여자일 거라 생각되자
불안함과 두려움에 앞서 조금은 호기심도 생기기 시작한다.
샤워를 마치고 나온 여자와 눈이 마주쳤을 때 도대체 나는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한단 말
인가.

잠시 뒤,

물소리가 그치고
허리까지 내려오는 머리를 수건으로 비비면서 욕실 문을 열고 나오는 데 역시 여자다.
욕실 불빛에 비친 얼굴은 상당한 미인이었을뿐더러
늘씬한 여자의 나신과 다리 사이 검은 숲이 어른거리자 나는 숨이 막힌다.

그녀는 나를 보고 알지 못할 미소를 살짝 짓더니 탐스러운 젖무덤을 출렁이며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이불 속으로 들어와 내 위로 올라온다.


나는 거부할 수 없는 힘에 이끌리듯 그녀를 받는다.
향긋한 치약 냄새와 함께 그녀의 혀가 내 입속으로 부드럽게 파고든다.
촉촉한 머릿결이 뱀처럼 내 배 위를 기어 다닐 때마다 샴푸 냄새가 후각을 자극하고
그녀는 내 위에서 물고기처럼 현란하게 헤엄쳐 다니기 시작한다.

위 그리고 아래….

영원히 이 시간이 멈추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계속 이어지는 격렬한 움직임에 그녀에게서 차가운 물방울이 내 얼굴로 뚝뚝 떨어지는가 싶더니 그녀가 갑자기 위아래로 요동치며 신음한다.

나는 자세를 바꾸어 그녀의 다리를 활짝 열고 허리를 프레스토로 움직여 마지막 사력을 다한 후 움찔움찔 계속

조여오는 그녀의 깊은 곳에 남김없이 쏟아붓는다.
그녀가 신음하며 한동안 격렬한 경련을 일으킨다.
나는 그녀 위에서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그녀가 경련을 멈추기를 기다린다.

그녀의 얼굴이 빙빙 돈다.

어지럽다.

어지럽….

어지….

어….

나는 시나브로 깊은 잠에 빠져든다.
z
z
z
z
z
z
z

알람 소리에 잠이 깬다.
머리가 부서질 듯 아프다.
침대에는 나 혼자다.

어제 상황은 꿈이었을까?

현관문을 살펴본다.
그냥 그대로 누가 들어온 흔적은 없다.
침대를 살펴보니 여기저기 축축이 얼룩져 있다.

내가 요즘 허해져서 꿈자리가 사나운 모양이다.
열 적게 머리를 긁적인다.

하지만 꿈이라기에는 바로 좀 전에 있었던 일인 듯 너무나도 생생하다.
그녀의 얼굴, 치약 냄새, 샴푸 냄새, 그리고 보드랍고 촉촉했던 계곡의 느낌까지도.

거 참!

창문을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열고는
세탁기에 넣으려고 이불을 걷어내는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아 오른다.

.
.
.
.
시트 위 여기저기 놓여있는 긴 머리카락!
떨리는 손으로 조심스럽게 머리카락을 모아본다.

하나….

둘….

셋….

 

분명 그녀의 머리는 엉덩이까지 내려왔었다.
바로 그쯤 길이 되는 기다란 머리카락….


에필로그

나는 그 날 퇴근 후
원룸을 내놓으려고 부동산 사무실에 들른다.

"왜, 갑자기 방은 뺀 데?"

"사정이 생겨서…."

"혹 여자 만난 거 아니에요?"

"여자라니요?"

"이사 맘먹었다니 내 솔직히 얘기하는 거유만….
실은….
이전에 그 방에 살던 아가씨 하나가 자살을 했었다우.

원룸 주인 사장님 말이 그 아가씨가 며칠 동안 전화를 받지 않는다고 술집 사장에게서 전화가 오길래
마스터키로 열고 들어갔다가 끔찍한 상황을 보고는 놀라서 기절할 뻔했다지 뭐유.
여자가 다 벗고 목매달았더래. 글쎄

샤워 꼭지 달아 놓는 곳에 줄을 맸는데 샤워기에선 계속 물이 줄줄 흐르고 긴 머리가 여자 아랫도리까지 늘어져 있었다는구먼.
그 아가씨 자살 후에 몇 사람 살다가 방에서 귀신 나온다고 얼마 못살고 다 나갑디다.

그냥 모르고 살면 괜찮겠거니 했더니만...

벌써 세 명 째니…. 원!“

                           끝

An affair is almost the only subject of all literary works.

-Lev Nikolayevich Tolstoy-

광양경제신문 webmaster@genews.co.kr

<저작권자 © 광양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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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0
전체보기
  • 방랑자 2020-09-11 03:06:13

    삶은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는데
    행복의 가치를 존재에서 찾는 가치관이 독선ㆍ독단적
    이면서도 이성에 대한 지배력이 강하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선생님의
    글을 보면서 또 깨닫네요.
    귀뚜리 지저귀는 깊은 삼경에 읽는 재미가 적잖습니다.

    감사합니다~^^삭제

    • 즐살 2020-06-09 07:50:17

      그 원룸 어디에 있는지 좀 알려주시면 안될까요?삭제

      • 해바라기 2020-06-08 23:45:38

        여자의 긴 머리카락은 아름답기도 하지만 때론 공포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삭제

        • 라푼젤 2020-06-08 23:18:56

          최근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소위 성공한 사람들이 스캔들로 명예가 실추되는 뉴스가 자주 전해지고 있는데, 미국 상원의원의 혼외자식 스캔들뿐만 아니라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골프 영웅 타이거 우즈,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지낸 액션 스타 아널드 슈워제네거 등이 그들이다. “믿을 수 없다. 존경과 신뢰를 한 몸에 받아온 사람들이 최고의 정점에서 어떻게 그렇게 멍청한 짓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이렇듯 성공한, 잘 나가던 남성들이 불륜에 빠지는 경우 밧세바 신드롬이라 한다.

          고맙습니다.삭제

          • 피더팬 2020-06-08 23:13:05

            납량특집인가요?
            너무 무섭습니다
            귀신과의 데이트라..
            수명이 짧아지고 그런건 아닙니까?삭제

            1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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