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가장 잘한 일 중의 하나...1000고지 도전
지난 27일 토요일, 시인으로 문단에 이름을 올린 후 꾸준히 좋은 작품을 발표해 오고 있는 정애경 시인이 조계산 700회 달성 축하를 하기 위해 지인들과 함께 조계산을 찾았다. 비가 온 뒤라 조계산 계곡물은 한층 더 힘이 올랐고, 산등성이는 마치 녹색융단을 펼쳐 놓은 듯 아름다웠다.
그녀는 2006년 3월부터 시작해 2020년6월27일까지 700회를 달성했다. 이는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단순히 산을 사랑한다고 되는 일도 아니다. 거기엔 말로 다 하지 못하는 무언가 있어야 가능하다. 아니 미치지 않고는 할 수 없는 일이다. 끌림이 있고, 감동이 있고 예술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조계산만 700번 밟았다는 자체만으로 그 사람됨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조계산을 올랐던 14년간의 시간을 결산을 해 보았더니, 약 1300만원의 비용이 들었다”고 했다. 이는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다. 하지만 그녀는 “조계산이 내게 아낌없이 내어준 사랑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며“ 어떻게 아름다운 경치와 맑은 산소를 돈으로 환산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동안 투자된 금액은 자신에게 아낌없이 맑은 산소를 제공해 준 보약 값으로 치겠단다.
이날 함께 등반에 참여한 박필순 전 도의원은 “조계산은 결코 만만한 산이 아니다. 정상에 오를 땐 숨이 목까지 턱턱 막혔다.”며 “정애경 시인이 그처럼 좋은 시를 많이 쓸 수 있는 힘도 어쩌면 이 조계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녀 역시“산을 오를 때마다 세상에 시달린 마음들이 정화되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그렇게 정화된 마음에 詩心이 찾아온다. 그 시심의 힘이 산을 오르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1000고지를 달성하고 싶다는 그녀는 자신의 자작시 한 대목을 낭송했다.
‘물같이 살고 싶다/ 온갖 더러운 것 다 지워주고 행궈 주는/ 맑은 물이 되고싶다.‘ 특히 이날 그녀 700회 등반을 축하해주기 위해 이우연 프랜즈 하모니 기획사 대표가 소박한 산사음악회를 준비해 감동을 더했다.
한편 한비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정애경 시인은 ’완전한 사랑을 위하여‘, ’향기나는 입술‘, ’도둑고양가 물고간 신발 두짝‘ 등의 시집을 출판, 자신의 이름을 알려오고 있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