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양시 3개 시민단체 기자회견...‘평화의 소녀상’은 시민들의 평화 염원 ‘역사적 상징물’
‘장사가 잘 되고 안 되고’에 소녀상을 갖고 논란하지 말라
광양역사문화관 앞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때문에 상권 활성화가 되지 않으니 이전해야 한다는 일부 상인들의 주장은 말이 안 된다며 시민단체가 반발했다.
지난 20일, 광양시민단체협의회, 광양시여성단체협의회, 광양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등 3개 시민단체는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평화의 소녀상은 이전돼서는 안 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며 “상권이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가 소녀상 때문이라고 말하는 개인과 단체는 역사의식을 올바로 할 것을 충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최근 일부 상인이 평화의 소녀상 주변에 ‘광양읍 원도심 상권 활성화가 안 되는 이유는 소녀상 때문이다. 소녀상을 이전하라’는 현수막을 게시했다. 소녀상을 세운 시민단체를 불법단체로 매도했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들은 “평화의 소녀상은 힘없는 민족의 딸로 태어나 아무런 영문도 모른 채 일본군에게 끌려가 성노예로 한평생을 살아간 우리의 딸이었고, 어머니였고, 할머니였던 분을 기억하며 코흘리개 아이의 용돈에서부터 100세를 바라보는 어르신의 눈물 어린 쌈짓돈이 모여 만들어진 소중한 광양시민들의 평화를 염원하는 역사적 상징물이다“며 “원도심 상권 활성화가 안 되는 이유는 코로나19를 비롯한 광양의 상권이 다른 곳으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역사교육의 현장을 영원히 보존하기 위해 소녀상과 끝까지 함께 하겠다”며 소녀상 이전은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앞으로 평화의 소녀상이 더 이상 장사가 잘 되고 안 되고의 논란거리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열린 시민단체들의 공동기자회견은 지난 11월 초, 한 시민이 소녀상을 이전하라는 현수막을 걸어 실시간 인터넷뉴스를 장식, 광양시가 전국적으로 역사의식이 없는 도시로 비난을 받은 것에 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련의 상황을 지켜 본 광양읍 A씨는 “헐, 도대체 소녀상과 상권이 뭔 상관이냐, 만약 자신의 가족 중에 그런 아픔을 갖고 있는 사람이 있다 해도 그런 행동을 할 수 있을까”라며 “역사의식이 없는 것에 대해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광양 ‘평화의 소녀상’은 지난 2018년 세워질 때부터 상인들의 심한 반대에 부딪쳐 건립에 우여곡절을 겪었다.
/김영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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