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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이웃들의 소박한 행복이 있는 광양읍 ‘도도미용실’

기사승인 2021.01.19  20: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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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경로당이 휴관되니 어른들은 갈 곳이 마땅찮다. 동네 어르신 한분이 고객의 파마가 다 끝나갈 때 까지 소파에 앉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신다.
고객도, 어르신도 마스크착용은 필수, 두 말 하면 입 아프다. 
도도미용실 주인 이나연 씨는 어르신과 이야기를 나누며 고객의 머리를 만지느라 손놀림이 바쁘다. 
오다가다 문을 빼꼼하게 열고 안부를 묻고 가는 동네주민도 있다. 얼마 안 있으니 인상 좋은 복순 씨가 들어온다. 긍정적이고 쾌활함이 몸에 밴 듯 보이는 복순 씨가 이야기보따리를 풀기 시작하자 미용실 안은 웃음소리로 가득하다. 
우유배달 아주머니가 들어와 앉으려고 하니 복순 씨가 앉지 말라는 신호를 보낸다.
이유는 ‘5인 이상 집합금지’ 방역수칙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복순 씨의 말에 미용실 안을 둘러보니 모두 여섯 사람이다. 한 사람이 나가야 하니까 앉으면 안 된다고 한 것이다. 우유배달 아주머니 대신 다른 사람이 나가자 우유배달 아주머니가 복순 씨 앞에 앉았다. 
마스크를 쓰고 거리를 둔 채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의 모습이 정겹다. 
이야기 주제는 단연 코로나다. 
“우리는 이렇게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는디 시의원들은 단체로 가서 밥을 먹었다네. 그러면 되겄능가” 어르신의 한마디다. 
순천에 있는 치과를 가야하는데 코로나가 무서워서 버스 타는 것이 무서워 한참동안 못 갔다는 어르신의 말에 복순 씨가 한마디 한다. 복순 씨는 어르신을 언니라고 불렀다.
‘언니, 언니는 집에 있어도 천정이 내려앉을까, 방바닥이 꺼질까 그런 걱정하고 살지요? 마스크 잘 쓰고 다녀오면 되지요“
언니를 걱정하는 복순 씨의 마음이 참 따뜻하다. 
복순 씨의 수다에 미용실 온도가 훈훈해진다.
도도미용실 주인 이나연 씨는 이 곳에서 미용실을 한지 벌써 20년이 넘었다고 한다.
아이들이 유치원 다닐 때 배운 미용기술이 평생직업이 됐다.
머리를 뽀글뽀글하게 해주는 기구, 미용가위, 고데기, 파마할 때 필요한 도구를 옮기는 수레까지 20년 동안 이나연 씨와 함께 했다.
동네미용실인 도도미용실은 값도 엄청 착하다.
공개하려고 하니 너무나 파격적인 값이라 광양지역 다른 미용실에서 항의가 들어 올까봐 공개를 못하겠다.
하지만 값에 비해 고객의 만족도는 높다고 소문났다.  
20년 동안 한 곳에서 미용실을 한 이나연 씨의 ‘경영철학’은 동네미용실은 비싸면 안 된다는 것.
염색을 끝낸 고객이 나가자 젊은 여자 고객이 들어온다.
“딸이 광양여고 다니는데 이번에 서울대 공대 보낸 엄마라네요”라고 복순 씨가 대신 자랑하자 다른 고객이 “어디 서울대 보낸 엄마 손 한번 잡아볼까요?”하더니 손을 덥석 잡고 이렇게 말한다.
“나는 이번에 우리아들 1등급 받아서 군대 가요” 
도도미용실 안에 있는 사람들이 동시에 웃음을 빵 터트렸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평범한 사람들의 소박한 웃음과 행복이 동네 작은 미용실 ‘도도미용실’에 있었다.
 


 

김영신 기자 genews@hanmail.net

<저작권자 © 광양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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