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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릿느릿 광양을 걷다 -4 내우마을 골목길을 ‘이균영 길’이라고 부르자

기사승인 2021.03.02  20:4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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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우마을 골목길을 ‘이균영 길’이라고 부르자

고목(古木)이 반기는 마을 입구에서 우산그린공원 이균영 문학동산까지...

내우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삼백 살도 훌쩍 넘은 느티나무 몇 그루가 사람들을 반긴다.
광양의 자연마을은 셀 수 없이 많지만 유독 내우마을에 마음이 더 가는 것은 왜일까?
넓지도 좁지도 않은 구불구불한 골목길을 느린 걸음으로 10여분 걷다보면 그 이유를 금방 알게 된다.
몇 년 전, 광양출신 문학인 중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작가가 있고, 그 이름이 이균영 이라는 걸 알게 됐다. 마흔 다섯에 불의의 사고로 요절한 그는 네이버 인명사전 속에서 밝게 웃고 있었고, 너무나 짧은 생을 마감한 그의 미소에 마음이 몹시 저려왔던 기억이 난다.    
이균영. 1951년 12월 30일. 전남 광양 출생/ 사망 1996년 11월 21일/ 소설가 겸 사학자 197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소설 ‘바람과 도시’로 등단/ 1984년 제8회 이상문학상 대상/
1993년 단재학술상/ 1990년부터 1996년까지 동덕여자대학교 사학과 교수......
그가 세상에 남기고 간 흔적이다.
내우마을 골목길은 차 한 대가 지나갈 수 있는 여유로운 골목이지만 그냥 걸어도 좋다.
까치발을 하고 담장을 넘어다보니 어느 집 마당에서는 홍매가 피고, 어느 집 마당에서는 푸성귀가 자라고 있다. 
100년은 되었을 것 같은 빛바랜 나무대문 앞에 잠시 서니 마치 시간여행을 온 착각이 인다. 
무엇보다 이 골목에 마음이 끌리는 것은 바로 이균영 생가가 있어서다. 
대문은 닫혀있고 마당에는 차 한 대가 주차돼있다. 하지만 이 집이 그의 생가인지는 아무런 안내가 없기에 누구의 집인지는 알 수가 없다. 단장해서 그의 이름을 딴 아담한 문학관을 만들고, 문학을 사랑하는 광양사람들을 위해 ‘문학사랑방‘으로 개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균영 생가를 지나 골목길을 따라가다 보면 마을 뒤로 우산그린공원이 이어진다.
광양시문화도시사업단이 이 곳에 ‘이균영 문학동산’을 조성해놓았다. 이 곳에서 이균영을 다시 만난다. 
이균영은 ‘어두운 기억의 저편’으로 1984년 제 8회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이 넓은 세상에 혼자 남으면 외로워서 못산다. 손을 잡아라. 죽어도 헤어져서는 안된다. 둘이서 손을 잡고 살아라” 56페이지에 나오는 문장이다.
그가 살아있다면 올해 겨우 일흔 살. 혼자 남으면 외로워서 살 수 없을 테니 손을 꼭 잡고 살라고 해놓고 정작 자신은 혼자 훌훌 저세상으로 떠나버렸다.
짧은 생의 기록 몇 줄 만을 남기고......
언 땅을 뚫고 파란 쑥이 쑤~욱 올라오고 있었다. 이균영 문학동산에 봄이 오고 있었다.

김영신 기자 genews@hanmail.net

<저작권자 © 광양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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