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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의 죽음

기사승인 2021.03.02  20:5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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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 전 겨울이가 집을 나갔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다리의 신경이 다 끊기는 큰 사고를 당했다.
겨울의 엄마 조 모(60, 광양읍)씨는 집 나간 겨울이를 찾아 나섰고 다리를 다친 겨울이를 유기견보호소에서 찾았다.
뒷 다리의 신경이 모두 끊어진 겨울이를 살리기 위해 수술여부를 알아보니 보험가입도 되지 않아 수술비가 300여만원이 넘을 뿐 아니라 수술을 한다 해도 걸을 수 없을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다친 아이를 그냥 내버려 둘 수 도 없고, 수술을 한다 해도 걸을 수 없다고 하니 겨울이의 엄마는 마음이 아파 발만 동동 구를 수 밖에 없었다.  
다시 집으로 데려오려고 했지만 주변에서 데리고 와서 뭘 어쩌겠느냐고, 마음만 더 아플 것이라고, 유기견보호소에서 알아서 하게 그냥 두라고 권했다.
그렇게 겨울이는 유기견보소호에서 안락사로 세상을 떠났다.
겨울이와 인연을 맺은 지 2주만의 일이었다. 
아직도 겨울의 엄마는 겨울이만 생각하면 안쓰럽고 마음이 몹시 아파 눈물이 앞선다.
겨울이는 사람이 아니다.
지난해 연말, 집을 수리하느라 대문을 열어놓았을 때, 그 열린 문으로 걸어 들어 온 유기견이었다.
집 주인은 강아지나 고양이 등 많은 사람들이 키우는 반려동물을 한 번도 키워보지 않은 터라 키울 생각을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어떻게든 그 유기견을 다시 내보낼 생각을 했다.
하지만 겨울이는 주인이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는지 나갈 생각을 하지 않고 오히려 주인의 품속으로 파고 들었다.
마침 연휴라서 아들 내외와 어린 손자가 와 있어서 자녀들과 상의 끝에 ‘새해 선물’이라 생각하고, 겨울에 왔으니 이름도 ‘겨울’이라 지어주자며 그냥 키우기로 했었다. 주인은 겨울이를 위한 따뜻한 집도 마련해주었다. 
평소 반려동물을 좋아하지 않는 바깥주인도 마당에만 나서면 꼬리를 흔들고 반겨주는 겨울이의 모습에 반해 겨울이의 식사당번이 되어 버릴 만큼 겨울이를 챙겼다. 
그러나 그런 겨울이와의 인연은 너무 짧았다.
겨울이가 그렇게 세상을 떠난 후 바깥 주인에게 ‘겨울‘이는 금기어가 되어버렸다.
마음이 아프니 겨울이 이야기는 아예 꺼내지 말라고 한단다.
겨울이의 죽음에서 알 수 있듯이 유기견 문제가 한계에 달했다고 한다. 버렸거나 집을 나온 개들이 차에 치이는 사고가 뉴스가 되고 있다. 
사람들과 부대끼며 정을 주고 받다가 버려져 거리를 활보하며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반려동물도 많지만 겨울이처럼 짧은 시간에 사람들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가기도 한다.
이 세상에 한 생명으로 올 때 ‘나는 사람으로, 너는 강아지로 태어나라’고 정해진 건 없을 터, 
‘살아있는 모든 것들은 행복하라’는 법정스님의 잠언이 생각난다.
길 잃은 강아지의 죽음에 마음이 아픈 이유는 생명에 대한 소중함 때문이 아닌가 한다. 
내 곁에 살아있는 모든 인연들이 다 행복해지기를 발원해본다. 

김영신 기자 genews@hanmail.net

<저작권자 © 광양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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