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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을에는 평화롭고 행복해지고 싶네

기사승인 2021.09.14  16:4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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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명흠 동광양중부교회 원로목사

   

 사람은 자기의 관점으로 세상을 본다. 정확한 관점이 없으면 시류에 흔들리고 아집에 빠질 수 있다. 무엇을 가지고 세상을 보며, 일관되게 추구하는가? 사람은 대개 무엇을 얼마나 더 가질 수 있느냐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행동한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바라는 것을 손에 넣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앞만 보고 내달린다. 인간의 존엄, 정의, 인성 같은 가치는 관심에 없었다.
 

고인이 된 전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이 민주당 경선을 끝내고 정산을 해보니 법정 선거비용보다 더 많은 비용을 썼다며 양심선언을 한 적이 있었다. 정치인 자신이 불법행위를 했음을 알리고 검찰에 불려가서 조사를 받고 재판에까지 회부 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필자는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양심이란 무엇인가? 그때에만 양심이 있었고 이 시대에는 필요 없는 가치가 되어버렸는가. 
 

1961년 3월, ‘좌익소탕’을 빌미로 76명을 살해한 이협우는 사형선고를 받았다. 그러나 5.16 군사쿠데타 이후 군 검찰관 윤흥렬은 이협우에게 학살된 유족회의 대표를 빨갱이로 몰아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 권력의 흑역사 중  빙상의 일각이다. 상식에 어긋난 검찰권의 남용은 수시로 일어났다. 최정규 변호사의 저서 <불량 판결문>을 보았다. 법대로 재판을 청한 소송 당사자에게 “당신의 주장이 인정된다. 그렇지만 작은 금액인 데 소송을 제기하는 이유가 무어요? 화해하지 않으면 불리한 판결을 하겠다.”라는 법관의 태도는 “법이란 무엇인가?”가 되물어진다. 최 변호사는 말한다. “우리가 존중해야 할 건 법원이 선고하는 판결이지 무성의하고 불친절한 서비스가 아니잖아요? 사법부의 독립권은 법관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것입니다.” 법조문보다는 도덕성과 윤리의식이 법관에게 더욱 필요한 가치라는 것을 일깨워준다. 
 

인간 사회에 필요한 것들이 너무 많이 실종되었다. 양심이 실종되고, 도덕이 실종되고, 역사가 실종되고, 정의가 실종되고, 인간이 실종되었다. 우리는 그저 방관하고, 오직 물질의 풍요만을 갈망하며 살아오는 동안, 세상은 어느새 윤리의 황무지로 변하고 말았다. 말만 무성한 인간 세상에 진실이 없는 입에서 뱉어낸 말의 홍수에 우리의 이성적인 판단력은 혼란스럽다. 주관이 뚜렷한 자는 말로서가 아니라 행동으로 말한다. 행동으로 말하는 것은 주관이 뚜렷한 자의 용기이며, 정직한 양심에서 울어 난 솔직한 자기표현이다. 말을 앞세우는 사람이 아닌, 옳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며, 옳은 행동을 하는 사람이 어딘가에는 분명히 있으리라는 희망이 있기에 세상은 아직 살만하다고 믿는다. 
   

‘빛’이라는 글자에서 점 하나를 빼버리면 ‘빚’이라는 글자가 된다. 현실적으로 생각해 보면 참 오묘하다. 하느님의 형상을 입고 태어난 인간이기에 세상의 빛이 되어야 할 사람들이 점 하나를 빼버리면 세상의 ‘빚’이 되어 살아간다. 그 잃어버린 점 하나가 무엇일까? 바로 사랑이다. 사랑이 있으면 행복한 사람이고, 사랑이 없으면 결국 불행한 이기주의자로 전락한다. 진정한 사랑이 존재하지 않는 사회에는 진실한 행복도 존재할 수 없다. 악화 되면 인간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짐승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갈 확률이 높아진다. 우리는 과연 세상의 빛인가? 아니면 세상의 빚인가? 
 

사람마다 천고마비의 이 가을에는 좀 행복해졌으면 하고 바란다. 정치 바람을 타고 너도나도 대권을 노리는 뻔뻔스런 이 땅의 정치 집단 때문에 무고한 국민이 얼마나 큰 상처와 부담을 안고 있는지 생각할수록 안타깝다. 힘 있는 자들은 법망을 뚫고 도피하고, 힘없는 사람들만 법의 그물에 걸린다면 사회정의란 무엇인가? 부도덕의 온상처럼 보이는 정치권의 근본적인 개혁 없이 이 땅의 미래가 밝아 오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내가 행복해지고 싶다면 먼저 지금 가진 것만으로도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다는 철학이 있어야 하겠다. 내가 행복해지려면 먼저 내 이웃을 행복하게 해줘야 한다. 나와 이웃은 한 배를 탄 공동체이기 때문에 이웃의 행복이 곧 내 행복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지금 이때야말로 행동하는 양심이 절실히 요청되는 시대가 아닐까? 이 가을에는 우리 함께 행복해지기를 기도한다. 

광양경제신문 webmaster@genews.co.kr

<저작권자 © 광양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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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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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선호. 2021-09-19 09:47:32

    인생의 삶에서
    후회는 하지말고 반성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목사님의 훌륭한 칼럼 잘읽고
    많이 반성합니다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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