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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의 큰 바위 얼굴...

기사승인 2019.11.19  17:3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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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양경제신문 논설위원  나 종년

 1850년 미국 너 새니얼 호손이 지은 ‘큰 바위 얼굴’은 세계의 많은 학평론가들이 “상징성이 빛나는 매혹적인 우화” 라고 평가하는 단편소설의 명작입니다. 소설속의 주인공 어니스트(ernest)는 산골계곡 이라는 환경에서 항상 자신을 지켜보면서 인자한 웃음을 버리지 않는 거대한 자연의 가르침으로 자연의 순리를 스스로 배우게 됩니다. 그리고 아무리 위대한 직업처럼 보이는 것에도 자연이 가르치는 진리보다 더 위대한 것은 없다고 깨우치게 됩니다. 작품의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어느 높은 산중의 계곡에 풍요로운 마을이 자리 잡고 있고 이 계곡에서 산을 바라보면 사람의 형상과 아주 흡사한 바위들이 마을 계곡을 내려다보고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 어니스트는 어머니로부터 계곡마을에서 큰 바위 얼굴과 똑같이 생긴 위대한 인물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설을 전해 듣고 이 이야기를 믿게 됩니다. 계곡출신의 거부인 개더골드와 여러 전쟁을 승리로 이끈 블러드앤드선더 장군, 위대한 정치가뿐만 아니라 명망 높은 시인 등 간절한 마음으로 큰 바위 얼굴과 똑 같이 생긴 인물을 기다렸지만 어니스트는 이들이 무엇인가 조금 아쉽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러는 동안 평범한 촌부인 어니스트는 자애와 진실, 사랑을 설파하는 설교자가 됩니다. 계곡에서 설교를 하면 마을 사람들뿐만 아니라 먼 곳 에서도 어니스트의 설교를 듣기 위해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어니스트의 모습은 자애롭고 신비스럽게 보였습니다. 어니스트의 설교를 듣기위해 시인이 어느 날 계곡을 찾게 되었습니다. 무엇인가 말하려고 어니스트가 잠시 생각에 잠긴 그 순간 어니스트의 얼굴에는 기품 있는 표정이 나타나며 어찌나 그 모습이 자애롭게 보였든지 시인은 순간적으로 팔을 번쩍 들고 외쳤습니다.

“보세요, 저기를 보세요! 어니스트씨가 바로 큰 바위 얼굴을 닮은 사람입니다!” 어니스트의 관대하고 인자한 모습에서 시인은 자신에게 부족한 자애와 사랑을 찾아내고 그들이 그토록 기다렸던 큰 바위 얼굴의 위인을 발견하게 되었다는 아름다운 내용입니다. 

우리 백운산에도 큰 바위 얼굴이 있습니다. 10여년이 넘게 문화관광해설사 활동을 하면서 우리 모두의 정신적 근원이 되고 있는 백운산의 고마움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과연 우리 광양에 큰 바위 얼굴을 닮은 존경받는 인물은 누구일까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 첫 번째로 떠오르는 인물이 진상면 비평리 출신 서운 황호일 선생님 이였습니다. 황호일(1901. 11. 14 - 1983. 9. 17) 선생님은 나라가 어려울 때 태어나서 힘든 여건 속에서 근검절약으로 사업을 일구어 진상중. 고등학교(현 한국항만물류고등학교)를 설립하신 훌륭하신 분입니다.

일본제국주의의 침략이 노골화된 1908년 조부모를 따라 만주 북간도 용정으로 이주 했습니다. 이곳은 민족시인 윤동주와 고종사촌 송몽규가 1917년 태어난 곳이며 윤동주와 친구인 장준하, 문익환이 함께 소년시절을 보낸 곳  이기도 합니다. 1919년 귀국해 역경을 극복하고 사업에 성공한 선생님은 평생 고무신을 신고 다니셨고 비평에서 신시(면소재지)까지 걸어 다니면서 학교건립을 위해 벽돌을 나르시던 부지런한 분이 섰습니다.

그러면서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쌀을 나누어 주시던 인정 많은 분이시기도 하였습니다. 1948년 전 재산을 다 바쳐 교실 10개를 갖춘 진상중학교를 만들었고 무엇 보다 ‘先人間 後知識’(먼저 사람이 된 이후에 지식을 익혀야 한다.)을 교훈으로 정하고 나라에 충성하고 부모에 효도하는 ‘선 인간’을 교육의 최고의 목표로 삼았습니다.

현재 진상면 비촌에서 임야를 가꾸면서 임업경영을 하고 있는 그의 손자 황상보씨는 “할아버지께서는 평생을 검소하게 사시면서 남을 위해 봉사하고 사람을 키우는데 전념하신 분이시다. 가장 존경하는 분이 바로 우리 할아버지이시다.”라고 서운 선생님을 추모 하였습니다. 

우리 사회의 가치기준이 흔들려 어지러운 현실 속에서 큰 바위 얼굴처럼 말없이 묵묵히 지역을 위해 평생을 다 바친 서운선생님의 모습이 그립고 존경스럽습니다. 서운 황호일 선생님은 분명 백운산의 큰 바위 얼굴입니다. 
         
 

광양경제신문 webmaster@g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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