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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될 수 있으면 정치와 종교이야기는 하지 말자고요?

기사승인 2020.09.15  16:3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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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사람 끼리 금기 사항이 하나 있다. 될 수 있으면 정치와 종교 이야기는 해서는 안 된다는 것. 그런데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참으로 이해하기 힘들어진다. 가장 중요한 이야기를 왜 하지 말라는 것일까? 물론 알고 있다. 워낙 민감한 사항이라 건들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하기 때문에 더 솔직하게 이야기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정치인을 잘못 뽑았을 때 피해를 보는 것은 나만이 아니라 공동체이며, 사이비 종교에 빠지는 것도, 평소 대화를 통해 종교의 필요성을 이야기 하지 않기 때문이다.

내 주장에 동의하지 않을 사람도 있겠지만, 생각해보라. 어떻게 중요한 이야기를 마치 아무것도 아닌 양 그렇게 묻어갈 수 있겠는가. 이건 아직도 우리 사회가 성숙하지 못했다는 증거이며, 심히 부끄러워해야할 문제다. 

아니, 그동안 토론 문화에 익숙하지 않다 보니 그런 일이 뿌리를 내리게 됐을 것이다. 아니면 누군가 의도적으로 우리에게 부정적인 기억을 심어 주었는지 모른다. 정치 이야기와 종교 이야기를 잘못하면 좋았던 사이에 금이 간다고 하는데, 이 또한 토론이 뭔지 전혀 배워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토론에 어설픈 것을 자랑처럼 여겨서도 안 된다. 안 배웠으니까 어쩔 수 없다고 어물쩍 넘어가서도 안 된다. 지금이라도 배워야 한다. 그래야 너와 나의 차이가 무엇이며 또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정치인을 뽑고 올바른 종교를 선택할 수 있는가에 대한 판단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다 알다시피 토론과 토의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토론과 토의는 문제 해결을 위해 여러 사람이 의견을 나누는 의사소통 과정이다. 토론이든 토의든 두 사람 이상의 참가자가 필요하고, 서로 의견이 분분한 문제를 앞에 두고 있다는 점은  비슷하다.

토론은 찬반 양쪽이 나뉜 상태에서 상대편이 우리 쪽 의견을 받아들이도록 설득하는 ‘경쟁적인 의사소통’의 하나다. 그렇기 때문에 토론자들은 찬성과 반대로 나뉘어 서로 대립하고, 상대방 주장에서 잘못된 점을 찾아내 허위를 밝히는 것이다. 

반면 토의는 여러 의견을 견주어 보고 가장 좋은 해결책을 찾아가는 ‘협동적인 의사소통’이다. 따라서 상대방을 헐뜯기보다는 더 좋은 제안이나 의견이 나왔을 때 받아들이려고 하는 태도를 보인다는 차이점이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한 가지 오해하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비판과 비평과 비난을 구분하지 못하고 싸잡아 같은 뜻으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비판(批判)과 비평(批評)은 ‘비교할 비(批)’자를 쓰고 비난(非難)은 ‘아닐 비(非)’ 자를 쓴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비판이나 비평은  어떤 물건을 손에 올려놓고 더 좋은 것을 선택하기 위해 생각한다는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치와 종교문제를 덮어두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제대로 끄집어 낸 후 서로 비교하고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가 건강해지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다. 그렇지 않고 상처와 싸움이 날까봐 무작정 덮어 놓을 문제는 아니다. 

그동안 우리는 토론과 토의라는 문화를 제대로 경험하지 못하다 보니, 내 주장만을 우기는 게 토론이라고 생각했고 또 눈치껏 동의하는 것을 토의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더 이상 그래서는 안 된다. 그것은 도려내야 할 종기를 임시방편으로 덮어 놓는 것에 불과하다. 그러기 때문에 이제는 종교문제에 관해서도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이야기해야 한다.

다만 일방적인 내 주장만 내세우지 말고 상대방 말에도 차분하게 귀를 기울이는 성숙한 태도만 가진다면 우리는 많을 갈등을 봉합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하지 못한 결과, 지금 우리는 극단적이 종교인들 때문에 심한 분열은 물론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지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 세상에 절대적인 종교나 절대적 사상이 어디 있겠는가. 정말 중요한 것은 종교이든 이념이든 그것이 공동체가 진화하는데 어떤 공헌을 하고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저작권자 © 광양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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